“재세례파(再洗禮派)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
“재세례파(再洗禮派)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 -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
“신을 믿는 자들이 가장 잔인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Die Gläubigen sind die Grausamsten, denn sie können alles rechtfertigen – im Namen Gottes.)
들어가는 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는 스위스 문학의 거장이자, 20세기 유럽 지성사의 예리한 비평가다. 그의 문학은 언제나 인간 존재의 어둠, 권력의 아이러니, 정의의 파괴 가능성을 날카롭게 탐문해왔다. “재세례파의 사람들”은 그 특유의 통찰이 종교와 혁명, 믿음과 폭력의 경계선 위에서 펼쳐지는 작품이다.
뒤렌마트는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했던 급진 종교개혁자들, 이른바 “재세례파”(원제 Die Wiedertäufer, 영어 The Anabaptists 혹은 The People of the Anabaptists)를 무대 위로 불러낸다. 개혁교회 안에서도 더욱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며 세례의 재시행, 공동체적 삶, 비폭력과 철저한 신앙적 순종을 추구했던 그들은 당대의 정치권력과 교회 양측 모두로부터 핍박을 받는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인간이 진리를 추구할 때 얼마나 쉽게 광기로 치우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 된다.
뒤렌마트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연대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사를 문학적 허구를 통해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오늘의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참된 신앙인가? 인간은 신의 뜻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가? 종교는 어떻게 해방의 도구이자 동시에 억압의 기제가 될 수 있는가?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소설도, 교훈적인 신앙 서사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비극적 희극, 냉소적 진실, 날카로운 반전이 공존하는 문학적 실험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역사적 책임을 탐색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진 폭력 그리고 그 안에서 파멸과 구원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 군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재세례파의 사람들”은 그 어떤 신념도 절대화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며 동시에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지를 묻는 뒤렌마트식 도전장이자 초대장이다.
1. 저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 1921. 1. 5 ~ 1990. 12. 14)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는 스위스의 극작가다. 그는 스위스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브레히트 등의 영향도 받으면서 그로테스크한 폭로나 쇼크적 효과를 통해 인식하는 작풍을 확립했다. 그는 무자비한 자세로 현대의 모럴을 추구하는데 극의 형식은 비영웅적인 희극이다. “천사 바빌론에 오다”, “미시시피씨의 결혼”등을 발표하고 “노부인의 방문”의 성공과 논문 “연극의 여러 문제”로 주목을 끌었다. 과학과 정치 문제에까지 육박하는 허구의 희극 “물리학자들”에서는 브레히트와의 대결의 자세가 보인다. 근작으로는 “혜성”, “재세례파(再洗禮派)의 사람들” 등이 있다. 1990년 12월 14일 노이샤텔에 있는 저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는 스위스 태생의 독일어권 작가로서 전후 가장 위대한 드라마 작가로 평가된다. 뒤렌마트의 작품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영화화되는 등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사무엘 베케트나 오이게네 이오네스크와 더불어 현대 속의 고전 작가로 인정받는다. 뒤렌마트는 희비극의 장르를 발전, 정착시켰으며 신과 인간 구원의 문제, 자유와 정의의 문제 등 철학적 테마를 독특한 드라마 기법을 사용해서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실험한 작가다. 뒤렌마트는 자신이 관찰하고 성찰한 것을 그로테스크, 패러독스, 풍자와 아이러니, 유머를 통해 희극화함으로써 관객의 쓴웃음과 성찰을 자아내는 데 특별한 기량을 보였다. 그는 어떤 영웅적 결단도 내릴 수 없는 현대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반성 외에는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뒤렌마트는 항상 작품을 통해서 시대의 문제에 정열적으로 반응했고 시대를 비추는 거울을 받쳐 드는 비평가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다. 학계는 뒤렌마트를 현대의 고전 작가로 60세에 신화가 되어버린 존재라고 최고의 찬사를 던졌다. 작품 활동 외에도 뒤렌마트는 핵무기를 반대하고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을 지지하는 등 세계 평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2. 저작 동기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의 “재세례파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은 1980년대 초에 집필된 역사극으로 그가 직접 밝힌 저작 동기다.
1) 역사 속 종교적 이상주의와 폭력의 충돌에 대한 탐구
뒤렌마트는 재세례파(Anabaptists) 운동이 갖는 급진적 신앙과 사회 혁명성 그리고 그 결과로 초래된 폭력과 파멸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이 운동이 단순한 종교 개혁이 아니라 신정 국가 건설이라는 극단적 열망을 품은 실험이었다는 점에서 인간이 신의 뜻을 대리한다는 착각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 보았다. 뒤렌마트는 이상주의가 어떻게 광신으로 변질되는가? 그리고 정치와 종교가 결탁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이 작품을 통해 시도했다.
2) 당대(20세기 후반)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에 대한 우화적 비판
이 작품은 단순히 16세기 이야기만이 아니다. 냉전 시기의 이념 대립, 독재 체제, 종교적 극단주의, 정치적 도그마 등 뒤렌마트가 살던 현대의 여러 이데올로기적 충돌을 우화적으로 비판하고자 한 의도가 분명하다. 특히 그는 진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억압을 역사극이라는 형식을 빌려 고발한다.
3) 비극과 희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 형식에 대한 문학적 탐색
뒤렌마트는 일관되게 비극과 희극의 경계가 모호한 현대적 드라마를 추구해왔다. “재세례파의 사람들”에서도 그는 종교적 열망과 현실 정치의 충돌을 블랙코미디적 아이러니로 풀어내면서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무력함을 드러낸다. 즉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진지하게 웃기는" 방식으로 진리를 드러내려는 자신만의 극작 원칙을 실현하고자 했다.
뒤렌마트는 “나는 신에 대한 믿음이 인간을 구원하기도 하지만 때론 인간이 신이 되려 할 때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3. 시대적 배경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재세례파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은 16세기 유럽 특히 독일 뮌스터(Münster)에서 벌어진 ‘재세례파 혁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역사극이다. 이 사건은 실존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1) 종교 개혁의 여파(1517년 이후)
1517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에 95개 조 반박문을 발표하면서 로마 가톨릭에 대한 대대적인 종교개혁이 촉발된다. 개혁교회(루터파)를 중심으로 종교가 다원화되며 기존 질서가 흔들리고 종교적·사회적 격변기가 시작된다. 이 틈을 타, 루터보다도 훨씬 급진적인 개혁을 요구한 집단이 등장했으니 바로 재세례파(Anabaptists)다.
2) 재세례파의 출현과 신앙적 특징
1520~1530년대 스위스와 독일 남부 등지에서 활동 시작했다. 이들은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고 신앙 고백 이후의 ‘성인 세례’만이 진짜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재세례파”(다시 세례를 주는 사람들)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경적 공동체, 평등, 비폭력, 재산 공유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일부 집단은 종말론적 열광주의, 무력 혁명 노선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3) 뮌스터 사건(1534~1535) : 재세례파의 극단적 실험(이 책의 핵심 배경이 되는 사건이다.)
독일 북부 도시 뮌스터(Münster)에서 재세례파가 정권을 장악하고 얀 마티스(Jan Matthys)와 얀 판 라이덴(Jan van Leiden) 등의 지도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뮌스터를 ‘새 예루살렘’으로 선포하고 신정 정치 체제(theocracy)를 수립한다. 다처제 시행, 사유재산 폐지, 세례 거부자는 처형하는 등 급진적 조치가 이어졌다. 이 도시는 결국 1535년 가톨릭 및 루터파 연합군에 의해 함락되며 재세례파 지도자들은 극단적으로 처형당함(시체를 철창에 넣어 교회 첨탑에 매달아 전시).
4) 뒤렌마트가 주목한 핵심 맥락
이 사건은 단순한 종교 개혁이 아닌 정치적 유토피아 실험이자 신의 이름으로 벌어진 극단주의의 역사적 사례이다. 뒤렌마트는 이 역사적 광기와 신념 사이의 경계 그리고 이념과 폭력의 위험한 결합에 주목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읽으면 뒤렌마트의 아이러니와 비판이 훨씬 깊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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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
인간의 삶은 기도하는 삶이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도 기도하며 살았다. 인간은 신과의 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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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요 캐릭터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재세례파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은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캐릭터들을 극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거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창조된 인물이다.
1) 얀 판 라이덴(Jan van Leiden)
재세례파의 핵심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뮌스터에서 신정 정권을 수립하고 자신을 “새 예루살렘의 왕”이라 선언하였다. 뒤렌마트의 작품에서는 신비주의적 열광과 정치권력을 향한 야망이 결합된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종교적 이상을 실현하려 하나 점차 폭력적 독재자로 변모하며 그의 변천은 뒤렌마트가 그리고자 한 이상주의의 타락을 상징한다.
2) 얀 마티스(Jan Matthys)
네덜란드 출신의 재세례파 설교자로 얀 판 라이덴보다 앞서 등장하며 종말론적 열광주의자이며 자신을 엘리야로 칭하며 신의 계시를 직접 받았다고 주장한다. 뮌스터 정권 수립 직후 성주일(Sunday of Resurrection) 공격 시도 중 전사하였다. 작품에서는 맹목적인 신념의 위험성과 카리스마 지도자의 허상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3) 버나드 크녹(Bernhard Knipperdolling)
뮌스터 시의 전직 시장이었으며 재세례파 정권에서 얀 판 라이덴과 협력한다. 뒤렌마트의 작품에서는 현실 정치와 종교 이상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기회주의자적 인물로 묘사된다. 종교적 신념보다는 권력과 생존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이다.
4) 바울(Paul) - 허구적 인물(작가 창작)
뒤렌마트가 설정한 일종의 관찰자/내레이터 혹은 회의자적 인물로 역사적 주인공들과 대비되는 역할. 극의 외부에서 사건들을 바라보며 작가의 시선을 대변한다. 광신과 혁명, 권력의 타락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5) 남작 페렌츠(Baron Ferenc) - 허구 인물
뮌스터를 포위하고 진압하려는 외부 세력(주로 가톨릭 및 루터파 연합군)의 대표자 역할이다. 뒤렌마트는 그를 통해 외부 권력의 냉소, 정치적 현실주의를 보여주었다. 재세례파의 광기에 맞서지만 동시에 또 다른 형태의 폭력과 위선을 드러낸다.
6) 여성 캐릭터들 - 공동체 내부의 현실을 드러내는 창
특정 이름이 없는 여성 인물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예 : 얀의 아내들, 희생자 여성들).
다처제, 폭력, 종교적 광신 속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고통받는 존재들로 이들은 작품의 도덕적 질문을 던지는 장치로 활용된다.
5. 주요 테마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재세례파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은 단순한 역사극이 아니라 종교, 정치,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철학적 드라마다.
1) 이상주의의 타락 - 순수한 신념의 변질
작품의 중심에는 재세례파의 신앙적 열정이 있다. 그들은 원시 기독교 공동체의 회복, 비폭력, 평등을 추구한다. 그러나 이상은 점차 광신으로 변하고 신정 정치가 수립되며 폭력, 다처제, 처형이 일상화된다. 뒤렌마트는 이를 통해 순수한 이상도 인간의 손에 쥐어질 때는 쉽게 파괴적인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2) 종교와 권력의 결탁 -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
재세례파는 종교적 이상을 실현하려다 결국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자신들이 비판하던 기존 권력 구조와 똑같은 폭력을 행한다. 얀 판 라이덴은 스스로를 “신의 대리자”로 여기는 왕이 되며 종교는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이 된다. 뒤렌마트는 신의 이름이 인간의 권력 욕망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는 과정을 날카롭게 묘사한다.
3) 진리의 독점과 전체주의
재세례파는 자신들의 진리를 절대화하며 다른 해석과 이견을 이단으로 간주하고 제거한다. 얀 마티스와 얀 판 라이덴의 신념은 “오직 우리만이 진리를 안다”라는 태도로 이어지고 이는 곧 종교적 전체주의로 발전한다. 이는 20세기 이념 독재(파시즘, 공산주의, 신정 체제 등)에 대한 우화적 비판이기도 하다.
4) 비극과 희극의 결합 - 인간의 아이러니
뒤렌마트는 작품 전반에 걸쳐 비극적 상황을 희극적으로 그리는 블랙코미디 형식을 사용한다(예 : 종교적 광신이 우스꽝스러운 선언으로 나타나거나 가장 진지한 장면이 조롱과 자기 파괴로 끝나는 구조). 그는 인간의 역사와 신념이 얼마나 자주 우스꽝스럽게 실패하는지를 보여주며 비극과 희극의 경계가 무의미함을 드러낸다.
5) 역사의 반복성과 인간 본성의 한계
뒤렌마트는 작품 속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명제를 강하게 암시한다. 재세례파의 몰락은 한 번의 실패가 아니라 인간이 진리와 권력을 다룰 줄 모르는 본질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단지 16세기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지속적인 문제임을 말한다.
6) 개인의 책임 vs 집단의 열광
작품에서 일부 인물은 체제 내부에서 개인적 성찰과 회의를 품지만 결국 집단적 열광에 휩쓸려 책임을 상실한다. 뒤렌마트는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이 체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
6. 줄거리 요약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재세례파의 사람들”(Die Wiedertäufer)은 16세기 독일 뮌스터에서 실제로 벌어진 재세례파 혁명을 바탕으로 종교적 이상주의가 어떻게 정치적 폭력과 광신으로 변질되는지를 다룬 역사극이다.
16세기 초, 종교개혁의 여파로 유럽은 혼란에 빠진다. 이 틈을 타서 급진적 종교운동인 재세례파가 등장한다. 그들은 유아세례를 부정하고 성경적 공동체와 평등한 사회를 꿈꾸며 뮌스터로 모인다. 얀 마티스는 열광적 종말론자로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뮌스터를 ‘새 예루살렘’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의 뒤를 이은 얀 판 라이덴은 더욱 급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 뮌스터를 신정 국가로 만들고 스스로 ‘하나님의 왕’이라 선포한다.
처음에는 순수한 이상을 추구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동체는 폭력과 억압으로 물든다. 이단 처형, 다처제, 재산 몰수 등이 시행되고 도시는 점차 광기로 물든다. 얀 판 라이덴은 신의 뜻이라며 잔혹한 정책을 강행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이상조차 배반한다. 반면 크니퍼돌링은 정치적 기회주의자로 권력을 좇으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이 상황을 외부에서 포위한 가톨릭 및 루터파 연합군은 뮌스터를 포위하고 압박한다. 도시 안에서는 점차 굶주림과 공포가 확산되고 사람들의 신앙은 불안과 절망으로 흔들린다. 종교적 열정은 파멸로 향하고 결국 뮌스터는 함락된다. 얀 판 라이덴과 그의 동료들은 붙잡혀 잔혹하게 처형된다. 도시는 다시 옛 체제로 돌아가지만 그 안에 남은 상처는 깊다.
이 극을 통해 뒤렌마트는 순수한 신념도 인간의 권력 욕망과 결합될 때 얼마나 쉽게 타락하는지를 보여준다. ‘신의 나라’를 세우고자 한 이들이 오히려 지옥을 만든다는 아이러니는, 종교적·이념적 열정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경고로 남는다. 작품은 이상과 현실, 신념과 권력, 개인과 집단 사이의 긴장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인간 본성과 역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남긴다.
나가는 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재세례파의 사람들”은 단지 역사적 사건을 재현한 극이 아니라 인간의 구원 이해, 신정(神政)에 대한 왜곡, 종말론적 열망과 폭력의 관계 등을 다루는 신학적으로 매우 깊이 있는 작품이다. “재세례파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하늘나라)를 인간의 손으로 실현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하나님 없는 왕국으로 전락하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 신학 드라마다.
뮌스터에서 재세례파는 원시 기독교적 순수함과 공동체적 이상을 추구하며 종말론적 긴장 속에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자 한다. 그러나 그 신학은 철저히 현세적이며 정치화된 종말론 즉 도구화된 신학으로 변질된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대신 그들은 자신을 하나님의 도구이자 대리자로 간주하고 마침내 얀 판 라이덴은 스스로 그리스도의 왕권을 자신에게 전이시킨다. 이는 기독론적 신성모독이며 십자가가 사라지고 칼이 등장한 순간이다. 그 결과는 뮌스터의 붕괴다. 그러나 이는 단지 한 도성의 멸망이 아닌 하나님 없이 만들어낸 신정 질서의 불가능성을 드러낸다. 하나님의 나라는 결코 인간의 열정과 구조로 세질 수 없으며 그 나라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벗어난 신정 체제는 언제나 우상이 된다.
“재세례파의 사람들”은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신학적으로 고발한다. 뒤렌마트는 이 극을 통해 "신의 뜻을 인간이 독점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복음은 사라지고 폭력이 시작된다"라는 신학적 경고를 던진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진정한 소망은 통치의 욕망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을 따를 때에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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