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The Lottery) - 셜리 하디 잭슨(Shirley Hardie Jackson)
"마을 사람들은 의식의 절차도 잊고, 원래의 검은 상자도 잃어버렸지만 돌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Although the villagers had forgotten the ritual and lost the original black box, they still remembered to use stones.)
들어가는 말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전통을 이어왔다. 어떤 전통은 사회를 단단히 묶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그 기원이 불분명한 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과연 전통을 왜 따르는가? 그것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
셜리 잭슨의 “로터리”(The Lottery)는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의식 하나를 중심으로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을 탐구한다. 따뜻한 여름날, 마을 사람들은 익숙한 행사에 참여하며 웃고 떠들지만 점차 독자는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가 마지막 장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잔인함과 인간의 무감각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인간이 ‘당연한 것’이라 여겼던 관습들을 다시금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 셜리 잭슨은 “로터리”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정말 자유로운가?"
1. 저자 : 셜리 하디 잭슨(Shirley Hardie Jackson, 1916. 12. 14 ~ 1965. 08. 08)
셜리 잭슨은 20세기 미국 문학에서 공포와 심리적 서스펜스를 정교하게 결합한 작가로 현대 공포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공포소설을 넘어 사회적 풍자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깊이 파고든다. 특히 그녀의 대표작 “로터리”(The Lottery, 1948)는 당시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셜리 잭슨은 1916년 12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보수적인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어머니 제럴딘 잭슨은 엄격한 가정교육을 강조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셜리는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성향을 보였고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글쓰기에 몰두했다. 고등학교 시절 가족이 뉴욕 주 로체스터로 이주하면서 그녀의 삶은 변화했다. 이후 시러큐스 대학교(Syracuse University)에 입학한 그녀는 문학을 전공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곳에서 훗날 남편이 되는 스탠리 에드거 하이먼(Stanley Edgar Hyman)을 만났다. 하이먼은 평론가이자 문학 연구자로 셜리의 글쓰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셜리 잭슨은 주로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을 통해 인간의 심리, 사회적 억압, 그리고 초자연적인 요소를 탐구했다. 그녀의 작품은 공포스럽지만 현실적이며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다. 1948년 ‘뉴요커’(The New Yorker)에 실린 단편소설 “로터리”(The Lottery)는 잭슨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한 작은 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로터리(추첨)’ 의식을 다루는데 독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이 행사의 끔찍한 본질을 알지 못한다. 출간 당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수많은 독자들이 잡지사에 항의 편지를 보냈을 정도로 강렬한 반응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전통, 집단주의, 맹목적 복종이 빚어내는 폭력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잭슨의 또 다른 대표작인 “언덕 위의 집”은 현대 고딕 공포 문학의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은 심령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기묘한 저택에 모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인간의 심리가 외부 환경과 어떻게 맞물려 공포를 형성하는지를 탐구한다. 잭슨은 명확한 유령 묘사 없이도 독자들에게 강한 불안감과 공포를 전달하며 심리적 공포 장르의 교과서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되었으며 넷플릭스의 “힐 하우스의 유령”(The Haunting of Hill House, 2018) 역시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셜리 잭슨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우리는 언제나 성에서 살았다”라는 잭슨의 문학적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고립된 두 자매와 그들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불신과 공포를 다룬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세밀하게 탐구한 이 작품은 고딕 문학과 심리 스릴러의 경계를 허물며 지금까지도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셜리 잭슨의 글쓰기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심리적 압박감, 사회적 불안, 그리고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치밀하게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그녀의 작품은 종종 일상적인 배경 속에서 불안을 증폭시키며 독자들이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도록 만든다. 그녀는 이후 스티븐 킹, 조이스 캐롤 오츠, 닐 게이먼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특히 스티븐 킹은 “언덕 위의 집”을 “20세기 최고의 공포소설”이라고 극찬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밝힌 바 있다.
셜리 잭슨은 결혼 후 네 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로서 가정과 글쓰기를 병행했다. 그러나 남편 스탠리 하이먼과의 관계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으며 하이먼은 끊임없는 외도로 그녀를 괴롭혔다. 이러한 개인적인 고통과 스트레스는 그녀의 작품에도 반영되었으며 잭슨은 점점 불안장애와 건강 문제를 겪게 되었다. 1965년 8월 8일 셜리 잭슨은 48세의 나이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문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녀의 작품은 이후에도 꾸준히 재조명되며 공포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셜리 잭슨은 생전에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사후 그녀의 작품들은 꾸준히 연구되고 재출간되며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기리기 위해 2007년부터 ‘셜리 잭슨상’(Shirley Jackson Award)이 제정되었으며 매년 뛰어난 심리 스릴러, 공포소설, 서스펜스 작품에 수여되고 있다.
그녀의 공포는 단순한 유령이나 괴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잔혹함과 불합리한 사회적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셜리 잭슨은 그 누구보다 현실적인 공포를 그려낸 작가였으며 그녀의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강렬한 충격과 질문을 던진다.
2. 저작 동기
셜리 잭슨은 1948년 단편소설 “로터리”(The Lottery)를 ‘뉴요커’(The New Yorker)에 발표했다. 이 작품은 발표 직후 독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단편소설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 작품을 집필했을까?
잭슨은 당시 미국 사회의 맹목적인 전통주의, 집단주의, 그리고 폭력성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로터리”는 이러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사람들이 이유 없이 특정 관습을 따르며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1940년대 후반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사회적 보수화와 반공주의 분위기가 팽배했다. 특히 ‘매카시즘’(McCarthyism)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이미 미국 사회에서는 이념적 순응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다. 잭슨은 이러한 흐름을 경계하며,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폭력을 행사하고 그것이 정상이라고 믿을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잭슨은 인류가 오래도록 폭력을 정당화 해온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종종 마녀사냥, 희생제의, 공개 처형과 같은 잔인한 관습을 연구했고 사람들이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심리를 탐구했다. 특히, 그녀는 미국의 역사적 사건 중 ‘세일럼 마녀재판’(Salem Witch Trials, 1692)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무고한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처형당하는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은 의심 없이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폭력을 행사했다. “로터리”(The Lottery) 속 마을 주민들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셜리 잭슨이 “로터리”(The Lottery)를 집필한 직접적인 계기는 당시 그녀가 살고 있던 작은 마을에서의 경험이었다. 잭슨과 그녀의 남편 스탠리 에드거 하이먼(Stanley Edgar Hyman)은 1945년 미국 버몬트(Vermont) 주의 한 시골 마을로 이사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들은 외부인 취급을 받으며 배척당했다. 잭슨은 유대인이었던 남편과 함께 학계에서 활동하는 지식인이었으며 마을 사람들은 그런 그들을 경계하고 적대적으로 대했다. 특히, 그녀는 마을 사람들의 고정된 사고방식과 배타적인 태도에서 깊은 충격을 받았다. 겉으로는 친절한 듯 보이지만 자신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철저히 배제하는 모습이 불편했다.
“로터리”(The Lottery)가 발표된 1948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쟁 중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의 참상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인간의 잔혹성과 비이성적인 집단행동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잭슨은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이 광기와 잔인함에 쉽게 동조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그들은 단순히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
“전통이었고, 원래 그런 것이었다.”
이러한 태도가 어떻게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녀는 “로터리”(The Lottery) 속 마을 사람들을 통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도 충격적인 악을 저지를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극은 특정한 시대, 특정한 장소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잭슨은 “로터리”를 통해 전통과 집단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왜 하는지 모르면서도 하는 행동” 그리고 “이전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계속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싶었다. 이 작품이 출간된 후 독자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뉴요커’ 편집부에는 수천 통의 항의 편지가 쏟아졌다. 심지어 독자들은 “이 이야기가 실화냐?”, “실제로 이런 마을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잭슨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단순한 이야기를 썼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그렇게 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그들이 어딘가에서 실제로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 아닐까?" 이 한마디는 “로터리”의 진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는가? 그것이 정말 옳은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야말로 셜리 잭슨이 “로터리”(The Lottery)를 통해 던지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다.
3. 시대적 배경
셜리 잭슨의 단편소설 “로터리”(The Lottery)는 1948년 발표되었으며 이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면 그 의미를 더욱 깊이 파악할 수 있다.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회로 전쟁이 끝난 후에도 다양한 사회적 긴장과 변화가 존재하던 때였다.
1)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1940년대 후반)
1948년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이 끝난 지 불과 3년 후였다. 전쟁은 끝났지만 전쟁의 후유증과 사회적 변화는 여전히 미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세계대전 동안 국가주의와 집단주의가 극도로 강조되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러한 사고방식이 남아 있었다. “로터리”는 “집단이 정한 전통을 개인이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 모습”을 비판하며 전쟁 속에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군중 심리와 유사한 점을 강조한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나 일본의 전시 만행처럼 전통과 체제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한 사람들이 어떻게 잔혹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품 속 마을 주민들은 이유도 모른 채 로터리를 시행하며 희생자가 나와도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이는 전쟁 속에서 사람들이 국가의 이름으로 타인을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 사회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가족 중심적인 삶이 강조되었고 전통과 관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전통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일부 비합리적인 문화나 차별적인 요소도 계속 유지되었다. 잭슨은 “무조건적으로 전통을 따르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 로터리 의식도 이유 없이 지속되지만 누구도 이에 대해 반대하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2) 냉전 시대의 시작과 미국 내 반공주의
1948년은 미국과 소련이 본격적으로 대립하기 시작한 냉전(Cold War) 초기였다. 미국 정부는 소련의 공산주의를 경계하며 내부에서도 반공주의(anti-communism)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개인보다 국가와 사회적 규범을 우선시하는 집단주의가 강조되었다. 미국인들은 점점 정부의 입장에 순응해야 했고 체제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것이 위험해지기 시작했다. 잭슨은 이러한 분위기를 경계하며 “맹목적으로 체제를 따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로터리”를 통해 경고했다. “인간이 따르는 전통과 규범이 정말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반공주의 광풍 속에서 개인이 사라지는 현상을 비판했다.
195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조지프 매카시(Joseph McCarthy) 상원 의원의 주도로 공산주의자 색출 운동(일명 ‘레드 스케어’)이 시작되었다. 당시 미국 사회는 공산주의자로 의심되면 증거도 없이 처벌받는 사회적 광기에 휩싸였다. “로터리”가 발표된 1948년은 매카시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이었으며 잭슨은 이러한 분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있었다. 작품 속에서 희생자는 “무작위로” 뽑히지만 아무도 그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는 매카시즘 시대에 많은 사람이 “이 사람이 공산주의자라면 처벌받아야 한다”라는 논리에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모습과 유사하다.
3) 미국 농촌 사회와 보수적인 공동체 문화
“로터리”의 배경은 어느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이는 작가가 살던 버몬트(Vermont) 주의 농촌 마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국의 시골 마을은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문화가 강했다. 마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특정한 관습을 유지했고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이방인이나 새로운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배척당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집단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었다. 잭슨은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시골 마을에서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작품 속 마을로 재현했다. 작은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통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었다.
“로터리”에서 마을 사람들이 무작위로 한 사람을 뽑아 희생하는 의식을 행하는 것은 고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희생제의”(ritual sacrifice)와 유사하다. 고대에는 풍년을 기원하거나 신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사람을 희생하는 의식이 실제로 존재했다. 잭슨은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사고방식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로터리”를 통해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소설에서 올드맨 워너(Old Man Warner)는 “로터리를 없애면 큰일 난다”라고 말하며 전통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부터 내려온 비합리적인 전통을 사람들이 이유 없이 계속 유지하는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셜리 잭슨은 단순히 ‘공포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당시 미국 사회의 맹목적인 집단주의, 비판 없이 전통을 따르는 태도, 그리고 인간 본성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작품을 남겼다.
“우리는 지금도 비합리적인 전통을 따르고 있지는 않은가?”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합리적인가?”
“로터리”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어떤 시대에도 유효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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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요 테마
셜리 잭슨의 “로터리”(The Lottery)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핵심적인 테마를 분석하면 전통의 맹목성, 집단주의의 위험성, 인간 본성의 잔혹함 등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1) 전통의 맹목성(Danger of Blind Tradition)
작품에서 마을 사람들은 매년 6월 27일이 되면 “로터리”(추첨)를 시행한다. 이 과정에서 무작위로 한 사람을 뽑아 돌을 던져 처형하는 의식을 행한다.
"왜 이 전통을 유지하는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다. 그저 "예전부터 해왔으니까"라는 이유로 지속될 뿐이다. 마을의 원로인 올드맨 워너(Old Man Warner)는 로터리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며 "로터리를 없애면 큰일 난다"라고 주장한다. 로터리는 사실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고대 희생제의에서 유래한 듯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 본래의 목적도 잊고 관습적으로 의식을 유지한다.
"과연 우리가 따르는 전통은 모두 옳은가?"
"전통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합리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것은 아닌가?"
잭슨은 “로터리”를 통해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전통을 유지하는 모습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문화적 규범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태도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2) 집단주의와 인간 본성의 잔혹함(Cruelty of Group Mentality)
“로터리”에서 마을 주민들은 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처형하는데 그 대상이 자신이 아니기만 하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테스 허친슨(Tessie Hutchinson)이 당첨되자 불과 몇 분 전까지 그녀와 함께 대화를 나누던 이웃들이 돌을 들고 던진다. 아이들도 돌을 주워 희생자를 향해 던진다(폭력이 교육되고 전수되는 모습). 사람들은 "공정한 절차"였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집단 속에서는 도덕적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
"폭력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이런 집단 심리는 역사적으로도 반복되었다. 예를 들어 세일럼 마녀재판(1692), 홀로코스트(1940년대) 등 나치 독일에서 유대인들이 집단 학살당했을 때 많은 독일인들은 "우리는 그저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매카시즘(1950년대)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로 의심된 사람들이 증거 없이 처벌당했다.
"우리는 과연 집단 속에서 도덕적 판단을 유지할 수 있는가?"
"다수가 동의하면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
잭슨은 이러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3) 일상의 공포(The Horror in the Ordinary)
로터리의 배경은 평범한 시골 마을이다. 날씨는 맑고 아이들은 장난을 치며 뛰어논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평범한 분위기 속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잔혹한 일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며 친숙한 환경에서도 비극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잭슨이 즐겨 사용한 "일상의 공포“(Small-Town Horror)라는 기법으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괴물이나 유령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4) 운명과 희생(Sacrifice and Fate)
희생자는 무작위로 뽑힌다. 그 희생자는 누구나 당첨될 수 있으며 그것은 불가항력적이다. 당첨된 순간 희생자는 공포 속에서 "이건 불공평하다!"라고 외치지만 소용없다. 테스 허친슨이 "이건 불공평해!"라고 외치는 장면은 모든 희생자가 느끼는 감정을 대변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정해진 순간 누구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
5) 폭력과 인간성의 상실(Violence and Loss of Humanity)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잔인한 폭도로 변한다. 그러나 누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들조차 돌을 던지며 폭력에 동참한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쉽게 잔혹해질 수 있다."
"폭력은 학습되고 전수된다."
이 작품은 인간이 특정한 상황 속에서 얼마나 쉽게 폭력적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도 특정한 환경에 놓이면 똑같이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로터리“는 단순한 공포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인간 본성에 대한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5. 주요 캐릭터
셜리 잭슨의 ”로터리“(The Lottery)는 단편소설이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각 캐릭터는 전통, 집단주의, 순응, 저항 등의 개념을 대변하며 작품의 주제를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1) 테스 허친슨(Tessie Hutchinson) - 희생자, 저항자
테스 허친슨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희생자이다. 로터리에 당첨된 후 돌에 맞아 처형되는 인물이다. 이야기 초반에는 평범한 마을 주민처럼 행동하지만 자신이 희생자로 뽑히자 즉시 반발한다. 그는 "이건 불공평해!"라고 외치며 저항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테스는 로터리 제도를 미리 비판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희생자가 되자 그것이 부당하다고 외친다. 이는 사회적 부조리 속에서 개인이 희생될 때 비로소 저항하는 인간의 본성을 나타낸다. 테스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녀의 항변은 묵살되며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 사회는 종종 특정한 희생양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방식을 취한다. 테스가 처형된 후 마을 사람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우리의 시스템을 얼마나 비판적으로 바라보는가?"
"내가 피해자가 되지 않으면 부조리를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2) 올드맨 워너(Old Man Warner) - 전통주의자
"로터리를 없애면 큰일 난다!”(Lottery in June, corn be heavy soon.) 77세의 노인이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그는 로터리를 강하게 옹호하며 전통을 바꾸려는 시도를 반대한다. 다른 마을에서는 로터리를 폐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리석은 젊은이들"이라며 조롱한다. 로터리가 풍년을 가져온다고 믿으며 "전통을 지키지 않으면 세상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드맨 워너는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를 고집하는 인물이다. 그는 "옛날에는 모든 것이 좋았다"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며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로터리가 풍년을 가져온다는 믿음은 아무런 근거가 없지만 그는 이 믿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는 오래된 미신과 비합리적인 관습을 고수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우리는 과거를 무조건 신뢰하고 따르는 것은 아닌가?"
"전통을 비판 없이 유지하는 것이 정말 옳은가?"
3) 미스터 서머스(Mr. Summers) - 제도 집행자
서머스는 로터리를 주관하는 사람이며 제도의 집행자 역할을 한다. 그는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터리, 사회 행사 등)를 진행하는 인물로 권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로터리를 불편해하지만 폐지할 생각은 없다. 기계적으로 절차를 진행하며 "공정한 추첨"을 강조한다. 미스터 서머스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뿐 도덕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 그는 마치 "규칙이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태도로 로터리를 운영한다. 그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무책임한 지도자로 로터리를 관리하지만 그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많은 지도자들은 문제를 알고도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는 악인이 아니다. 하지만 악한 시스템을 방관하는 인물이다. 이는 "악한 사람이 아니라도 악한 사회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법과 시스템을 따르는 것만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이 아닌가?"
4) 빌 허친슨(Bill Hutchinson) - 순응하는 가장
테스 허친슨의 남편이지만 아내를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않는다. 그는 로터리에 당첨되자 담담하게 "우리 집이 뽑혔군"이라고 말한다. 테스가 반발할 때 "이제 조용히 하라"라며 만류한다. 아내가 죽을 것이 분명한데도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아내가 죽게 되었음에도 공동체의 규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사회가 가족보다 체제와 질서를 우선시할 때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셜리 잭슨은 질문한다.
"체제와 전통을 따라야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부당한 희생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로터리”는 단순한 공포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파헤치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6. 전체 줄거리 요약
어느 평온한 여름날 아침 6월 27일 작은 시골 마을의 주민들이 한곳에 모인다. 마을에는 약 3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그들은 매년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로터리’(추첨) 의식을 치러왔다. 날씨는 맑고 따뜻하며 아이들은 들판에서 돌을 주워 쌓아 놓고 있다. 어른들은 담소를 나누며 이 연례 행사가 일상적인 것처럼 행동한다. 마을 주민들은 서서히 모여들고 미스터 서머스(Mr. Summers)가 행사의 진행을 맡는다. 그는 이 마을에서 여러 공식 행사를 담당하는 인물로 손에 검은 상자(Black Box)를 들고 있다. 이 낡고 오래된 상자는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며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상자로 교체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지만 결국 전통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스터 서머스는 각 가정의 대표(대부분 남성)가 차례로 앞으로 나와 종이 한 장씩을 뽑도록 한다. 이 종이 중 단 한 장에만 특별한 표시가 되어 있으며 이 종이를 뽑은 가정이 그해의 로터리 당첨자가 된다. 사람들은 조용히 종이를 뽑고 누군가는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 한다. 하지만 모두가 긴장한 기색을 숨길 수 없다. 추첨이 끝나고 미스터 서머스는 모두에게 종이를 펼쳐 보이라고 한다. 순간 허친슨 가문이 당첨되었음이 밝혀진다. 이에 테스 허친슨(Tessie Hutchinson)은 경악하며 "이건 불공평해! 너무 급하게 진행했어!"라며 반발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히 진행을 이어가려 한다. 이제 허친슨 가족 내에서 누가 최종적인 당첨자가 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빌 허친슨, 테스 허친슨, 그리고 아이들)이 각각 다시 한 장씩의 종이를 뽑는다. 최종적으로 테스 허친슨이 표시된 종이를 뽑게 된다. 그녀는 다시 한번 "이건 불공평해!"라고 외치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
미스터 서머스는 결과를 확인한 후 사람들에게 돌을 들라고 지시한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아이들이다. 그들은 아까부터 쌓아 놓았던 돌을 주워 들고 어른들도 천천히 따라 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테스의 남편, 빌 허친슨조차도 돌을 집어 든다. 마을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테스를 향해 돌을 던지기 시작한다. 테스는 필사적으로 외치지만 소용이 없다. 소설은 그녀의 절박한 외침 속에서 잔혹한 전통이 지속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셜리 잭슨의 “로터리”는 평범한 공동체 속에서 잔혹한 폭력이 얼마나 쉽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무런 논리적 근거 없이 진행되는 이 전통은 현실 속에서도 존재하는 비합리적인 관습과 집단주의를 상징한다. 소설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시스템을 바꾸려 하지 않으며 희생이 끝난 후에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 작품은 "우리가 속한 사회는 과연 얼마나 다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깊은 충격과 고민을 안겨 준다.
나가는 말
돌이 날아오고 테스 허친슨의 마지막 절규가 허공에 흩어진다. 그녀의 외침은 마을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작은 손에 쥐어진 돌이, 젊은 어머니의 손에 들린 돌이, 노인의 주름진 손에 움켜쥔 돌이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그리고 곧 마을은 다시 평온을 되찾는다.
그들은 밭으로 돌아가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아이들은 다시 뛰어논다. 매년 반복되어 온 이 전통은 아무런 변화 없이 또 한 번 끝이 났다. 6월이 지나면 풍년이 올 것이고 내년에도 그들은 같은 광장에서 다시 모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 돌을 맞은 사람이 ‘나’가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도 이 잔혹한 의식을 멈추려 하지 않는다. 이제 독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과연 이와 다를까?"
"우리는 언제까지 이유 없는 폭력과 전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돌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서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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