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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14

“마의 산”(Der Zauberberg) - 토마스 만(Paul Thomas Mann) “마의 산”(Der Zauberberg) - 토마스 만(Paul Thomas Mann) "시간은 본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Zeit ist überhaupt nicht das, was sie zu sein scheint.)시작하는 말 한 인간의 시간이란 과연 무엇으로 채워지는가? 병상 위의 나날들인가, 혹은 그가 속한 사회의 시간인가?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은 이 단순한 질문 앞에 독자를 세워놓는다. 유럽이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우기 직전 한 젊은이가 요양원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병과 죽음, 철학과 사랑, 시간과 존재가 마치 안개처럼 뒤섞인 세계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은 가장 격렬한 정신의 충돌이 펼쳐지는 무대다.“마의 산”은 단순한 성장.. 2025. 4. 21.
“베네치아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 - 토마스 만(Paul Thomas Mann) “베네치아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 - 토마스 만(Paul Thomas Mann) “열정은 범죄와도 같다. 사려 깊은 판단 속에서는 자라나지 않는다.”(Passion is like crime; it does not thrive on thoughtful consideration.)시작하는 말 토마스 만의 중편소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은 아름다움과 파멸, 예술과 욕망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정교하게 그려낸 20세기 독일 문학의 걸작이다. 1912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겉으로는 노 작가의 이국적 여행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예술의 본질 그리고 문명과 본능 사이의 깊은 철학적 사유가 녹아 있다. 주인공 아셴바흐는 엄격한 자기 절제와 예술적 이상을 좇아 살아온 인물이지만 .. 2025. 4. 19.
“죽은 사람들”(The Dead) - 제임스 조이스(James Augustine Aloysius Joyce) “죽은 사람들”(The Dead) - 제임스 조이스(James Augustine Aloysius Joyce) “그의 영혼은 천천히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그는 눈이 우주 전체에 희미하게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살아 있는 이들과 죽은 이들 모두에게 마지막 종말처럼 희미하게 내려앉고 있었다.”(His soul swooned slowly as he heard the snow falling faintly through the universe and faintly falling, like the descent of their last end, upon all the living and the dead.)시작하는 말 하얗게 내리는 눈은 말없이 세상을 덮는다. 굳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아도 그것은 모든 것을 .. 2025. 4. 17.
“시골 의사”(A Country Doctor)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시골 의사”(A Country Doctor)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나는 무방비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다.”(I was quite defenceless, and let them do whatever they wanted.)들어가는 말 한밤중, 급하게 달려온 전령이 문을 두드린다. 병든 아이가 기다린다. 그러나 마차는 없고 시간은 촉박하다. 절망과 초조 속에서 기적처럼 나타난 말 한 쌍. 이제 시골 의사는 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집 “시골 의사”(A Country Doctor)는 현실과 환상이 교묘하게 얽힌 세계를 독자 앞에 펼쳐 놓는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의사의 방문을 넘어 인간 존.. 2025.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