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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시간”(The Hour of the Star)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Clarice Lispector)

by 이삭44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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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시간”(The Hour of the Star)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Clarice Lispector)

 

"세상은 하나의 로 시작되었다.“

(All the world began with a yes.)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시작하는 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은 말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고독한 빛이다. 이 짧고도 예리한 소설은 단순한 서사의 껍질 속에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숨겨두고 있다. 브라질 북동부에서 온 가난하고 투명한 존재 마카베아 그녀는 너무 작고 미약하여 보통의 시선으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리스펙토르의 문장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존재의 고통과 침묵을 언어의 가장자리에서 끌어올린다. 내레이터인 로드리고 S. M.은 마카베아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이야기하는 자의 불안과 무력감을 토로한다. 이중 구조로 구성된 이 작품은 하나의 이야기이자 이야기의 실패, 존재의 기록이자 침묵의 예찬이다. ”별의 시간은 단지 여성의 비극적 삶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가 별처럼 짧게나마 빛나야 했던 필연의 순간을 붙잡으려는 언어의 고투이다.

 

1. 저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Clarice Lispector, 1920. 12. 10 ~ 1977. 12. 09)

 

클라리시 리스펙토르(Clarice Lispector)는 출생시 이름은 하야 핀카 리스펙토르(Chaya Pinkhasovna Lispector)로 우크라이나 체체리니치(Chéchelnik) 당시 러시아 제국(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다(유대계). 그녀는 러시아 내전과 유대인 박해(포그롬)를 피해 1922년 부모와 함께 브라질로 이주했다. 당시 그녀는 두 살도 채 되지 않았으며 가족은 브라질 북동부의 도시 헤시피(Recife)에 정착했다.

 

리스펙토르는 뛰어난 언어 감각을 가진 학생이었고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교 법학부에 진학하였으나 문학에 더 큰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대학 재학 중 1943년 스무 살의 나이로 데뷔작 생의 흐름 속에서’(Perto do Coração Selvagem)를 발표하여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브라질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1943년 외교관인 마우리 갈라우(Maury Gurgel Valente)와 결혼한 후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생활했다. 나폴리, 베르네, 런던, 워싱턴 D.C. 등지에서 체류하며 작품을 계속 발표했으며 이 시기의 경험은 이후 그녀의 글에 강한 형이상학적 색채를 더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결국 파탄에 이르렀고 1959년 브라질로 돌아와 남편과 이혼하고 두 아들을 키우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이어갔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은 형이상학적·존재론적 주제, 내면의식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 파편화된 언어, 문법 규칙의 파괴적 재구성, 초월적 침묵 등의 특징을 보인다. 종종 브라질의 버지니아 울프”,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며 인간 존재의 본질, 여성의 정체성, 언어의 한계 등을 탐색했다. 그녀의 글은 줄거리 중심의 서사보다 인물의 의식과 감각, 침묵과 사유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여성 주인공들이 사회적 억압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고 심오하게 그려낸다.

 

그녀의 대표작으로는 생의 흐름 속에서’(Perto do Coração Selvagem, 1943), ‘가장 작은 여자’(A menor mulher do mundo, 1960), ‘명사들의 가족’(A Paixão Segundo G.H., 1964), ‘물방울 하나’(Água Viva, 1973), ‘별의 시간’(A Hora da Estrela, 1977, 사후 출간된 유작)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작품이다.

 

별의 시간은 그녀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한 마지막 소설로 평소의 철학적 실험과 달리 사회적 주변 인물인 마카베아의 삶을 통해 침묵당한 존재의 비가시성을 담담하고 예리하게 보여준다. 말년에는 난치병인 난소암을 앓으며 고통 속에 창작을 계속했고 197712957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사망했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는 브라질 현대 문학의 독보적 존재로 라틴아메리카 문학에서 실존주의와 모더니즘의 절묘한 접점을 형성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라틴아메리카 (Boom)’ 세대와는 또 다른 경로로 언어의 해체와 감각의 분해를 통해 개인의 깊은 내면을 탐험했다. 주요 여성 작가로서의 위치도 확고하며 브라질 문학뿐 아니라 전 세계 페미니즘 문학 연구에서도 그녀의 작품은 중심적 자리를 차지한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는 언어를 존재의 끝까지 밀어붙인 작가였다. 그녀의 문장은 마치 기도처럼 속삭이며 동시에 해체되고 저항하는 철학적 언술이다. ‘소리 없는 삶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작가, 바로 그녀가 남긴 문학은 아직도 말해지지 않은 존재의 시간을 비추고 있다.

 

2. 저작 동기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은 단순한 소설적 상상력이나 서사 실험을 넘어 그녀의 존재론적 문제의식과 사회적 연민 그리고 문학의 윤리적 책임에서 비롯된다.

 

1) “존재하지 않는 자를 말하게 하려는 윤리적 충동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는 별의 시간을 통해 사회에서 철저히 보이지 않는 존재 즉 말해지지 못한 삶을 조명하고자 했다. 주인공 마카베아는 가난하고 못생기고 배움도 없이 리우데자네이루의 타자기 타자공으로 살아가는 빈곤한 북동부 출신 여성이다. 리스펙토르는 그녀처럼 소외되고 비가시화된 인물에게 이야기할 자격을 부여하려 했다.

 

나는 그녀에게 삶을 주고 싶다. 마카베아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다.”

이런 문학적 태도는 작가가 단지 인물의 삶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존재 자체에 윤리적 책임을 느끼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2) 형이상학적 침묵에 대한 문학적 응답

 

리스펙토르는 일찍이 언어의 한계와 인간 존재의 침묵을 직시한 작가였다. “별의 시간에서 그녀는 말로 다 말할 수 없는 존재를 말하려는 고통스러운 시도를 한다. 소설 속 내레이터 로드리고 S. M.는 마카베아의 삶을 서술하면서도 그것이 온전히 가능하지 않다는 불가능성의 인식에 고통받는다. 이는 리스펙토르 자신이 작가로서 느낀 무력감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만 하는강박적 윤리의식을 반영한다.

 

3) 사회 현실과 인간 내면의 경계에서 쓴 작품

 

1970년대 브라질은 군사독재와 경제 위기, 도시화로 인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던 시기였다. 리스펙토르는 별의 시간에서 직접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사용하지 않지만 가난하고 이름 없는 여성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브라질 사회의 가장 아픈 맨얼굴을 드러낸다. 이는 리스펙토르가 말년에 느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 채 죽어버릴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4) 삶과 죽음, 끝과 시작 사이에서의 유언적 글쓰기

 

별의 시간은 그녀가 암으로 죽기 전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죽음을 앞두고 쓴 이 작품은 어쩌면 자신의 문학적 사명을 결산하는 유언이자 선언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는 다음과 같은 내면 고백이 녹아 있다.

이건 나의 마지막 말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가 존재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이러한 문장은 작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타인의 삶을 증언하는 문학의 마지막 임무를 자각한 결과로 읽을 수 있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별의 시간을 쓴 이유는 단지 한 여성의 비극을 기록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름조차 불리지 못했던 존재를 세계에 드러내고 말 없는 고통에 문학이라는 목소리를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죽음을 앞두고도 언어의 끝에서 삶을 말하고자 했던 그녀의 고투는 이 작품을 문학적·철학적 유언이자 윤리적 선언문으로 만들었다.

 

3. 시대적 배경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은 브라질 군사독재 정권 하의 1970년대(1977)에 출간되었으며 이는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진 브라질 군사독재 정권기의 말기로 가장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정치 상황 중 하나였다. 특히 1968년 이후 5공화국은 언론 검열, 정치적 탄압, 시민의 표현의 자유 억압이 극심해졌고 수많은 지식인, 작가, 예술가들이 침묵하거나 망명했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역시 이러한 억압의 공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으며 별의 시간은 겉으로는 정치적 소설이 아니지만 가장 보이지 않는 존재, 가난한 여성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묵직한 사회비판을 내포하고 있다.

 

1)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사회 구조의 양극화

 

1970년대의 브라질은 "기적의 경제 성장기“(O Milagre Econômico)라고 불릴 만큼 고속 성장을 경험했지만 그 결과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지역 불균형을 낳았다. 북동부(노르데스치) 출신의 농촌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리우, 상파울루)로 이주했지만 이들은 불법 거주지(파벨라)에 살며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로 생존을 이어갔다. 마카베아는 바로 이 경제 성장의 그림자 속에서 침묵하며 살아가는 하층 여성 노동자의 상징이다.

 

2)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성 역할 고정

 

1970년대의 브라질 사회는 가부장적 질서와 성차별 구조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던 시기였다. 여성은 교육, 노동, 자기표현의 기회에서 제약을 받았고 특히 가난한 여성은 완전히 주변화된 존재였다. 마카베아는 타자기 타자공으로 근근이 살아가며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할 여유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러한 비자각적 존재의 삶은 여성 억압의 구조를 조용히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3) 문학사적 배경 :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전환기

 

1960~70년대는 라틴아메리카 문학 붐(boom)의 절정기로 가르시아 마르케스, 바르가스 요사, 훌리오 코르타사르 등의 작가들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리스펙토르의 작품은 이들과 달리 정치적 거대 서사나 역사적 사실보다는 내면과 존재, 언어의 본질에 천착하며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별의 시간은 이 시기 문학의 흐름과는 일정 부분 비껴나 있으면서도 작은 인물의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별의 시간은 정치적 탄압, 경제적 양극화, 여성 억압 그리고 존재의 침묵 속에서 소외된 자들을 말하는 데 실패하는 문학의 한계와 책임이 교차하는 시대에 탄생한 작품이다. 리스펙토르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전면적으로 고발하지는 않지만 마카베아라는 인물을 통해 1970년대 브라질 사회의 구조적 폭력과 윤리적 침묵을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응시한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 - hyoung44 페이퍼 : 유페이퍼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

인간의 삶은 기도하는 삶이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도 기도하며 살았다. 인간은 신과의 교제..

hyoung44.upaper.kr

 

4. 주요 캐릭터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상징성과 존재론적 깊이가 매우 크며 각 캐릭터는 마카베아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당시 브라질 사회의 단면을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1) 마카베아(Macabéa)

 

작품의 주인공으로 브라질 북동부 출신의 19세 여성으로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주해 타자기 타자공으로 일하고 있다. 가난하고, 못생기고, 병약하며, 무지하고, 무표정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불행하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삶에 대한 명확한 욕망도, 저항도 없이 그저 "살아 있을 뿐"인 존재로 침묵하는 다수의 삶을 대표한다. 리스펙토르가 존재하나 인식되지 않는 자”, “비말해진 자를 문학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설정한 존재론적 상징 인물이다.

 

2) 로드리고 S. M. (Rodrigo S. M.)

 

작품 중 화자이자 서술자 즉 이야기를 말하는 작가 내 인물이다. 그는 작품 전체를 통해 마카베아의 삶을 "서술하는 자"로 등장하지만 마카베아와의 직접적 연관은 없다. 그는 마카베아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것을 제대로 말할 수 없음에 대한 불안, 죄책감, 무력감을 반복적으로 토로한다. 따라서 그는 작가 자신 또는 작가 일반의 자의식과 윤리적 딜레마를 대변한다. 이 인물은 메타픽션적 구조 속에서 문학이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과 문학적 반성을 이끈다.

 

3) 올림피코(Olímpico de Jesus)

 

마카베아의 유일한 연인이자 그녀의 환상을 무참히 깨뜨리는 인물이다. 북동부 출신의 용접공으로 가난한 출신이지만 출세욕이 강하고 허세가 넘친다. 마카베아와의 관계에서 점차 우월감을 드러내며 결국 마카베아를 버리고 그녀의 친구인 글로리아와 사귀게 된다. 그는 권력과 성공, 사회적 인정에 대한 야망을 가진 인물로 위선과 자기 기만, 잔인한 현실주의자의 성격을 상징한다.

 

4) 글로리아(Glória)

 

마카베아의 직장 동료로 외모나 성격, 태도 면에서 마카베아와 대조되는 인물이다. 화장과 패션, 외모에 집착하며 현실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가졌다. 올림피코가 마카베아를 떠난 뒤 만나는 여성이기도 하다. 마카베아의 순진하고 무지한 존재와 대비되는 현실 적응력 강한 도시형 여성을 상징한다.

 

5) 마담 카를로타(Madame Carlota)

 

점성술사이자 예언가로 마카베아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찾아간 인물이다. 마카베아에게 부유하고 잘생긴 외국 남자와의 결혼, 밝은 미래를 예언하지만 그녀는 점성술관을 나서다 차에 치여 죽는다. 카를로타는 헛된 희망과 자기 기만을 파는 현대적 신화의 상징이며 그녀의 말은 마카베아의 짧은 삶에 유일하게 부여된 환상이자 아이러니다.

 

각 인물은 모두 마카베아의 존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대조적 장치로 작용하며 이들의 말과 행동은 리스펙토르가 말하려는 침묵하는 삶의 의미를 더욱 절절하게 드러낸다.

 

5. 주요 테마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은 짧고 간결한 서사 속에 존재, 사회, 언어, 문학의 윤리 등 깊고 복합적인 사유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1) 존재의 투명함과 비가시성

 

마카베아는 존재하지만 인식되지 않는 자즉 사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을 대표한다. 그녀는 너무 평범하고 가난하며 스스로를 사랑하지도 주체적으로 사고하지도 않는 인물이다. 리스펙토르는 그녀를 통해 존재의 가장자리에서 소외된 인간의 본질적 고독과 무명의 생존을 드러낸다. 이 테마는 삶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한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2) 사회적 소외와 계급적 불평등

 

마카베아는 브라질 북동부의 가난한 지역 출신으로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찮은 일자리로 살아간다. 그녀는 도시 하층민 여성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자본주의 도시사회에서 철저히 주변화된 인물이다. 작품은 이처럼 경제적 불평등, 지역 간 차별, 교육 기회의 부재, 젠더적 억압을 묵직하게 암시한다. 그녀는 직접적인 사회비판 대신 말해지지 않는 고통으로 사회 구조의 폭력을 고발한다.

 

3) 문학의 윤리와 서술의 한계

 

별의 시간은 단지 마카베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녀를 말하려는 자인 로드리고 S. M.의 자기 고백과 윤리적 혼란을 포함한다. 그는 그녀의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그것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는 문학이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는가, 작가는 말해지지 않는 삶을 말할 책임이 있는가를 묻는 메타픽션적 테마다. 말하는 자와 말해지는 자 사이의 불균형, 권력, 침묵을 문학적으로 반영한다.

 

4) 허망한 희망과 자기기만

 

마카베아는 점성술사 마담 카를로타의 예언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그러나 그녀가 희망에 들뜬 직후 교통사고로 죽음에 이르는 아이러니는 세상이 주는 기대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드러낸다. 이 테마는 가난한 자에게 주어지는 위안이 실질이 아닌 환상에 불과함을 통렬히 비판한다.

 

5) 죽음과 별의 시간

 

별의 시간은 마카베아가 죽음을 맞는 순간 비로소 하나의 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상징적 시간이다. 이는 죽음 직전에야 삶이 빛날 수 있는가?”라는 존재의 아이러니를 시사하며 죽음마저도 존엄이나 인식 없이 지나치는 현실의 잔인함을 보여준다. 리스펙토르는 죽음을 통해 마카베아의 존재가 하나의 별처럼 반짝였음을 말하려 한다.

 

6) 침묵과 언어의 한계

 

마카베아는 거의 말하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조차 표현하지 못한다. 반면 로드리고는 말로 가득 차 있지만 결국 그녀의 삶을 온전히 전달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 대비는 인간 존재를 표현하려는 언어의 한계 특히 소외된 자의 침묵을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별의 시간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테마들은 하나의 인간 존재를 둘러싼 철학, 사회, 문학의 모든 층위를 아우른다.

 

6. 전체 줄거리

 

별의 시간은 가난하고 소외된 한 여성 마카베아의 짧은 생애를 서술하는 소설이다. 북동부 브라질 출신인 마카베아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타자기 타자공으로 일하며 간신히 살아간다. 그녀는 병약하고 무지하며 존재감이 거의 없지만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자각하지 못한다. 그녀의 삶은 무표정하고 고요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안에 존재의 가장 깊은 외로움과 침묵이 스며 있다. 작품의 서술자는 로드리고 S. M.이라는 남성으로 그는 마카베아의 이야기를 전하려 하면서도 그것을 온전히 말할 수 없음에 불안과 죄책감을 느낀다.

 

마카베아는 공장에서 만난 올림피코와 사귀지만 그는 거칠고 허세 가득한 남자로 마카베아를 무시하고 결국 그녀의 동료인 글로리아에게 떠난다. 상처받은 마카베아는 마지막 희망을 찾아 점성술사 마담 카를로타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자신에게 부유하고 잘생긴 남자가 다가올 것이라는 허황된 예언을 듣는다. 잠시 행복한 기대로 들뜬 그녀는 점성술관을 나서다 자동차에 치여 죽는다. 그녀의 짧고 보잘것없는 인생은 그렇게 끝난다.

 

하지만 그 죽음의 순간 마카베아는 비로소 하나의 ''처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소설은 이처럼 보이지 않았던 존재를 문학으로 말하려는 시도이자 침묵 속 존재들의 빛나는 순간을 기록하려는 작가의 윤리적 투쟁이기도 하다.

 

나가는 말

 

별의 시간은 읽는 이로 하여금 한없이 사소한 존재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마카베아의 이름은 곧 잊힐 운명이지만 그녀의 마지막 순간은 오히려 찬란하다. 리스펙토르의 문장은 그것이 얼마나 덧없고 조용한 죽음이었는지를 말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이야말로 삶이라는 별의 불현듯한 반짝임임을 증명한다. 이 짧은 소설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과연 우리는 누구의 이야기도 온전히 말할 수 있는가?" 존재의 가장자리에 선 목소리, 말해지지 않던 삶이 비로소 말해지는 그 순간, 우리는 인간이라는 미스터리를 조금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게 된다. “별의 시간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독자는 그 말 없는 우주 속에서 반짝이는 하나의 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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