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홀드 니부어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혼자선 도덕적, 모이면 비도덕적?
쓰레기 소각장, 원자력발전소는 꼭 필요하지만 우리 동네에 생긴다면 좋아할 사람 없다.
이렇게 집단 이기주의가 나타나면 니부어는 '정치'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윤리와는 다른 집단 이기심… 비용, 혜택이 균등하게 이뤄질 때 해결된다는 것이다.
1. 라인홀드 니부어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라인홀드 니부어(Ronald Niebuhr)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Moral Man and Immoral Society")라는 이 책에서 니부어는 개인의 도덕성과 집단 또는 사회의 도덕성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1) 이야기 하나
평소 마음이 넉넉하고 좋은 사람으로 잘 알려진 이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상상해 보라. 그가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일본 총리가 "독도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라는 말을 전하자, 대통령이 그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아이고, 그러시군요? 그럼 그냥 가지세요. 한국이 일본을 마음이 불편하도록 하면 안 되죠. 혹시 더 필요한 건 없으신가요?" 이렇게 말한 대통령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탄핵당할 것이며 다시는 발붙일 수 없겠죠?
2) 이야기 둘
아버지는 아주 엄한 분이시다. 어떤 경우에도 약속한 것은 꼭 지키셔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는 하굣길에 아버지와 교문에서 만나 집에 가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나오다 보니 약속한 시각보다 3분 정도 늦었다. 3분 늦은 아들이 아버지를 기다렸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으시기에 혼자서 집으로 갔다. 집에 가니 아버지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기본이 되지 않은 사람이니 이야기도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시며, 그날부터 저와는 어떤 대화도, 약속도 하지 않으셨다.
3) 이야기 하나의 대통령은 사회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지만 개인 윤리적으로 행동했다. 이야기 둘의 아버지는 개인윤리를 적용해야 할 때에 사회윤리를 적용했다. 이런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의 고전은 개인윤리와 사회윤리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한 라인홀드 니부어(R. Niebuhr)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이다.
인간 본성에는 이기심과 이타심이 있다. 니부어가 사용한 '도덕적'이라는 말은 곧 '이타적'이라는 의미이며, '비도덕적'이라는 말은 '이기적'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바꾼다면 '이타적 인간과 이기적 사회'라고 할 수 있겠다. 이기심과 이타심이란, 두 마음은 인간 안에서 충돌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종교적 이상주의자들은 종교로 교화해 이타심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합리주의자들은 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해 인간의 이성을 고양하고 이기심을 통제해 인간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어느 쪽의 의견이 맞든, 개인은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개인에게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나 국가와 같은 조직은 다르다. 집단은 개인이 모여서 구성된다. 집단이 되는 순간, 그 속에는 이기적 행동에 제약을 가할 양심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혹시 길을 혼자 걸을 때 깨끗한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왠지 꺼려지지만, 쓰레기가 마구 쌓여 있는 곳에 친구들과 함께 쓰레기를 버리는 건 아무렇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가? 종교적 이상주의자들이나 합리주의자들은 조직 역시 개인처럼 종교나 교육을 통해 도덕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니부어의 생각은 다르다. 조직이 움직이는 원리는 개인의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개인윤리의 핵심은 '사랑'이다. 이것만큼 사람을 움직이는 것도 없다. 그러나 사회윤리는 '정의'의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 영역을 혼동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앞에서 살펴 본 이야기 하나와 이야기 둘에서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집단의 비도덕성, 즉 집단 이기주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니부어는 '힘(power)'뿐이라고 봤다. 따라서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정치'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단 이기주의 자체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더 큰 이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현상이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이다. 동네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원자력발전소가 생긴다고 하면 마냥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성을 통한 비례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사회에는 비용은 치르지 않고, 혜택만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소위 '무임승차자'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늘 비용만 치르고 혜택은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 경제적 원칙에 따라 손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보상을 해줘야 한다. 비용 없이 이득을 얻는 사람들에게 비용을 거둬들여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우리도 개인윤리와 사회윤리 사이에서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친구로서의 역할과 학급 회장으로서의 역할이 충돌하는 때는 없었는가? 개인윤리의 영역과 사회윤리의 영역을 예리하게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서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둬 판단하고 행동할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중용의 도를 잘 아는 사람이다. 사회윤리에 너무 비중을 두면 '피도 눈물도 없다'라는 평을 받는 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개인윤리에 치우치면 '사람은 좋으나 능력이 부족하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나약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세상의 여러 문제 중에는 개인이 저지르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조직과 조직 간 갈등으로 생겨나는 문제일 때가 잦고, 이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조직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조직을 이해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사회윤리의 영역과 개인윤리의 영역을 움직이는 원리는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밝힌 니부어의 입장을 익히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현실적인 지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니부어의 아이디어들은 니부어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깊은 철학적 통찰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찰을 대표하고 있다.
2.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갈등
니부어는 개인 수준에서는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개인들이라도, 집단이나 사회 수준에서는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은 자기 자신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상황에서 도덕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대규모 조직이나 사회에서는 이 도덕성이 희석되거나 퇴보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는 것이다.
1) 집단 도덕성의 한계
니부어는 집단이나 사회의 구조가 개인의 도덕성을 희석 시키거나 왜곡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조직은 자기 보전과 이익 추구를 중시하며, 이로 인해 도덕적인 가치들이 상실될 수 있고 희석시킬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개인적 일탈과 비리를 집단 차원에서 어떻게 방어하고 있는지를 보고 있다.
2) "자기 사랑"과 현실적 이상주의
니부어는 "자기 사랑"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경향을 설명한다. 이로 인해 도덕적 행동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보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적 이상주의를 받아들이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도덕적 현실주의(Moral Realism)의 필요성
니부어는 도덕적 현실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상주의적인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현실적인 제약과 어려움을 인정하는 입장을 말한다. 현실적 이상주의는 비판적 사고와 균형을 통해 도덕적인 목표를 실현하려는 것이라는 의미다.
3. 니부어의 사상적 영향과 대책
라인홀드 니부어(Ronald Niebuhr)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는 개인과 집단, 도덕과 현실의 균형에 대한 중요한 철학적 고찰로 평가되며, 그의 생각은 현대 도덕철학 및 정치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니부어(Ronald Niebuhr)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Moral Man and Immoral Society")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아이디어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1) 도덕적 현실주의 강조
'도덕적 현실주의' 개념은 니부어의 사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이상주의적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현실적인 제약과 어려움을 인정하는 입장을 의미하며 현실적 이상주의는 도덕적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비판적 사고와 균형을 통한 접근을 강조한다.
2) 인간 이기주의의 인식
니부어는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이기주의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부여한다. 개인과 집단 간의 이기주의적인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 도덕적인 힘과 이상주의적 원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도덕적 리더십의 중요성 강조
도덕적 리더십은 니부어에 따르면 사회적 변화와 도덕적 진보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덕적 리더는 개인적으로 높은 도덕적 기준을 유지하고, 동시에 사회적 정의와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4) 도덕적 교육과 의식 개선의 필요성
니부어는 도덕적 교육과 사회적 의식 개선이 도덕적 도전에 대한 대응책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교육체계에서 도덕성을 강화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마치는 말
니부어는 이러한 문제와 사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적 강제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는 개인의 양심 등으로만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개인의 도덕성 함양과 함께 사회적 제도의 개선도 병행되어야 하며, 도덕성과 선의지는 이러한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사회적으로 높은 인물들이 찬성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사회 정의를 실현하여야 하며, 이러한 방법은 선의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방법은 최소한의 강제력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며, 가급적 비폭력적인 강제력 사용을 권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해 성경에는 “오직 너희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 하여 정죄 받음을 면하라”(야고보서 5장 12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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