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히 아는 문제를 왜 틀리는 걸까?
들어가는 말
수능 시험 날, 수험생을 둔 평범한 가정은 긴장과 기대 속에 하루를 보낸다. 시험이 끝나고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환하게 웃는 자신의 아이를 보는 순간,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이를 힘껏 끌어안는다. 그간의 마음고생에 울컥해진다. "아이고, 내 새끼! 배고프지?" "그래, 밥 먹으러 가자!" 좋은 분위기는 여기까지다. 집으로 돌아와서 채점을 시작하면서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실수로 인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틀리자 아이는 실망하고 고개를 떨어뜨린다. 엄마도 속이 상한다. 이러한 상황은 많은 가정에서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이다. 어릴 때는 쉽게 백 점을 맞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실수를 많이 하게 되면,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게 된다.
사실 이런 불행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에 다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시험을 보고는 한걸음에 달려와 "엄마, 백 점이야!"라고 외친다. 이제는 한두 번 당한 일이 아니라서 채점해 볼 필요도 없이 "또 85점이구나"라고까지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 나쁜 읽기 습관이 아이의 점수를 깎아 먹는다. 여기서 나쁜 읽기 습관이란, 빨리 읽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빨리 읽는 아이들이 유별나게 단순 실수를 많이 한다. 수학 시험에서 2를 3자로 잘못 보거나 더하기를 빼기로 잘못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이 경우는 낫다. 어떤 아이들은 자기 마음대로 읽기까지 한다. 출제자의 의도대로가 아니라 자기 의도대로 문제를 푸는 것이다. 자기는 정답을 2번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채점하면 4번이 답인 경우다. 이때 아이가 문제를 읽으면서 내용을 얼마나 비틀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안 읽고 넘어가는 아이다.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면 별표를 치고 넘어간다. 이러한 나쁜 읽기 습관만 잡아주어도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읽기 습관은 생각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쁜 읽기 습관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은 대개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사고력(생각하는 힘)이 약하다는 것이다. 책에서 세상이 파랗다고 하면 그냥 암기하고 말지 왜 파란지를 묻지 않는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파란 것은 저자가 파란 렌즈를 끼고 보아서 세상이 파랗게 보인다는 사고의 원리를 반드시 알려주어야 한다. 또 시험문제를 풀 때 유형을 외워서 풀기보다는 문제를 분석해서 출제자의 의도를 찾아내는 훈련을 시켜주어야 한다. 처음 자동차를 만들 때 외국에서 자동차를 사들여와서 전부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해 보면 자동차 만드는 원리를 알 수 있듯이 시험문제도 완전히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면 출제자의 의도를 그대로 복원할 수 있다. 이런 사고력과 분석력 위에 좋은 읽기 습관이 가미되어야 아이는 최상위로 도약할 수 있다.
셋째, 생각 습관은 아이의 두뇌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이의 생각 습관을 받치고 있는 것이 두뇌 성향이다. 좌뇌가 강한 아이가 사고력과 분석력이 좋고, 우뇌가 강한 아이가 창의성이 좋다. 이 말은 좌뇌를 강화해야 사고력과 분석력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아이의 좌뇌를 강화하려면 대상을 한꺼번에 보지 말고 나눠서 순차적으로 보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좌뇌 영역 중에서도 생각하는 힘=추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반대로 우뇌를 강화하려면 대상을 크게 본 후 그 대상을 다른 것과 연결시키는 훈련을 하면 좋다(특히 마음 강화 훈련과 열정 훈련을 해야 한다).
나가는 말
이제부터라도 아이가 저학년일 때 공부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읽기 습관, 생각 습관, 두뇌 성향을 보완하는 것이 입시에서 성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쁜 읽기 습관을 교정하고,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며, 두뇌 성향에 맞는 학습 방법을 적용하면 아이의 성적은 분명히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좋은 읽기 습관과 사고력, 그리고 두뇌 성향을 고려한 학습 방법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아이는 최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엄마는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요소들을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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