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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두뇌 과학의 숙제

by 이삭44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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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두뇌 과학

머리 좀 쓰며 살자!”, “머리는 장식품이니”,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등 살면서 종종 듣고 생각하게 되는 말들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머리''생각'이 연관되었다고 알게 된 것일까?

1. 고대 철학자들의 심장과 마음

데카르트의 뇌 중간에 있는 ‘송과샘(pineal glad)’
데카르트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죽으면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래서 삶은 공기를 통해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삼에는 적어도 2가지 종류의 삶이 있어 보인다. 먹고 마시고 번식하는 ''으로 사는 삶과, 생각하고 기억하고 꿈을 꾸는 '정신적' 삶으로 구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기 역시 '생명의 공기(vital pneuma)''정신의 공기(psychic pneuma)' 두 가지로 존재하지 않을까? 이미 시체 해부를 통해 상당한 해부학 지식이 있었던 그들은 공기가 입과 호흡기를 통해 허파로 간다는 걸 알았다. 더구나 허파로 들어간 공기는 혈관을 통해 피와 함께 심장으로 가는 듯했다. 수치스러운 과거를 되새기거나,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가슴이 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래서 인간은 심장을 통해 생각한다고 믿었고, 인간의 뇌는 뜨거워진 피의 온도를 내려주는 냉각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인간은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가슴이 아프다'를 동일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2. 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Claudius Galenus)의 두뇌 이론

고대 이후 인간 생각의 장기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었지만, 로마 시대 최고의 의사였던 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Claudius Galenus 또는 Galen)가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는 허파를 통해 '생명의 공기'로 변하고, 생명의 공기는 두뇌 안에 있는 4개의 뇌실(ventricles)을 통해 '정신의 공기'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현대 두뇌 과학에서 보는 생각의 장기는 두뇌 피질이지 뇌실들이 아니다. 하지만 가슴을 생각의 장기라 생각했던 아리스토텔레스에 비교하면 상당히 혁신적인 가설이었다.

3. 르네상스 시대의 두뇌 과학

로마제국 멸망 후 후퇴했던 의과학은 바롤리오(Varolio)와 베살리우스(Vesalius) 같은 르네상스 학자들을 통해 다시 발달하게 되어 생각·기억·감정 같은 인지능력이 뇌실이 아닌 두뇌 피질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큰 미스터리가 남아 있었다. 두뇌 피질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체인데, 생각은 만질 수도, 가두어 놓을 수도 없다. 어떻게 이렇게 근본적으로 다른 두 가지 존재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일까? 철학자 데카르트는 뇌 중간에 있는 송과샘(pineal glad)이 육체와 영혼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만들었지만, 그건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었다. 결국 현대는 오늘 두뇌 피질을 통해 생각이 만들어진다는 확신은 있지만, 생각 그 자체가 무엇이며, 육체와 정신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는지는 두뇌 과학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질문이며 숙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