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꿈보다 해몽

by 이삭44 2023. 9. 9.
728x90

꿈보다 해몽

고대 바벨론(바빌로니아) 갈대아 왕조의 느부갓네살(느부카드네자르) 왕은 꿈에 순금....진훍으로 만들어진 신상을 보고 무슨 뜻인지 몰라 혼란에 빠졌다. 이때 유다인 포로 다니엘은 설득력 있는 해몽(解夢)을 통해 왕의 신뢰를 얻었다. 그런가 하면 19세기의 유기화학자 케쿨레는 자기 자신의 꼬리를 문 뱀을 꿈에서 보곤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벤젠 분자의 구조를 발견했다고 한다.

1. 수면은 왜 오는가?

우리는 인생의 거의 3분의 1을 잠을 자면서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왜 잠을 자는지 알지 못한다. 단순히 졸리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은 아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지만, 배고픔 자체는 근본적 원인이기보단 몸에 포도당 같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뿐이다. 비슷하게 몸에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졸림이라는 신호를 통해 수면을 취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그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많은 이론이 있지만 여전히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한 상태이다.

2. 꿈과 두뇌활동

잠이 들면 뇌는 거의 모든 활동을 중지한다.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다. 대신 몸은 지속적으로 뒤척인다. 잠든 지 약 60분 후 뇌는 서서히 다시 활동하기 시작해 거의 깨어 있는 상태까지 돌아온다. 이때 빠르게 움직이는 눈동자를 뺀 나머지 몸은 마비된다. 꿈은 대부분 이런 렘(Rapid Eye Movement·REM)이라고 불리는 상태에서 꾼다. 이때 만약 몸의 마비가 풀리면 몽유병 현상이 나타난다. 거꾸로 몸이 마비된 상태에서 완전히 깨어버리면 의식은 있지만 몸을 제어할 수 없어 가위에 눌린다. 깊은 잠과 REM 수면 상태는 계속 반복된다. 우리는 매일 밤 적어도 4~5번 꿈을 꾸지만 보통 깨기 바로 전 마지막 REM 수면 상태의 꿈만 기억한다.

3. 수면과 꿈의 중요성

꿈은 왜 꾸는 것일까? 프로이트는 억눌린 성적 욕망이 꿈을 통해 표현된다고 생각했다. 현대 두뇌 과학에선 크게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왓슨과 함께 DNA 구조를 판독해서 노벨상을 받은 프랜시스 크릭은 저장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된 정보가 꿈을 통해 지워진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꿈은 두뇌의 쓰레기통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MIT의 윌슨 교수는 낮에 경험한 정보들이 마치 녹화된 동영상을 반복해 보듯 REM 상태 때 다시 반복된다는 실험 결과를 얻어 몇 년 전 큰 관심을 끌었다. 우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현실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지각된 정보들을 경험과 미래 예측 위주로 추론하는 두뇌의 해석을 통해 이해한다. 하지만 잠이 들면 더 이상 지각을 통한 현실과의 검증이 불가능하다. 두뇌는 마치 운전사 없는 버스같이 지그재그로 작동하고 그 결과물을 꿈으로 인식할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두 사람 모두의 가설이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꿈은 그날 그날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들을 정리하고 중요도에 따라 서랍을 정리하듯 뇌를 정리하고 불필요하거나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쓰레기통에 버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꿈을 통해 인간의 뇌가 정리되지 않으면 마치 칠판에 낙서를 하고 지우지 않은 것과 같을 것이다. 칠판을 지워야만 다른 것들을 다시 쓸 수 있듯이 꿈은 인간의 두뇌를 그렇게 정리해 나가는 것이다. 다만 최근엔 스마트폰의 발달로 뇌가 각성되어 자면서도 자지 못하는즉 두뇌기 쉬지 못하는 중독된 뇌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최소한 잠자기 1시간 전에는 폰을 보지 않는 습관을 들여 건강한 두뇌 발달과 성격 형성을 이루어야 한다. 꿈의 의미는 본질적이기보다는 해석하는 사람의 의도와 상상력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는 말이 생겨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