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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을까?

by 이삭44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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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을까?

1960~1970년대에 인기였던 영화 혹성탈출시리즈에선 언어를 구사하는 원숭이들이 벙어리가 돼버린 인간들을 지배하는 세상을 보여준다. 인간은 사자보다 약하고, 치타보다 느리고, 독수리처럼 날지 못하지만 큰 뇌와 언어를 사용해 도구들을 개발하고 서로 간에 협력 시스템을 개발해 지구를 지배하게 됐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왜 인간만이 말을 할 수 있는가? 인간과 유전자가 95~99% 비슷한 원숭이들은 정말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것일까?

1. 언어 기능

님 침스키

언어는 좌뇌 측두엽(temporal cortex)에 자리 잡고 있는 브로카(Broca)와 베르니케(Wernicke) 영역들을 통해 처리된다. 브로카 영역이 망가지면 언어를 이해는 하지만 문법적으로 구성을 못하고, 거꾸로 베르니케 영역이 손상 될 경우 유창하긴 하지만 뜻과 의미가 정상적이지 않은 난센스 말들을 한다.

두뇌는 생후 4~8세까지의 결정적 시기에 경험한 언어 위주로 신경회로망들이 최적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만약 어린 시절에 언어를 듣지 못한다면 영원히 정상적인 언어 구사를 할 수 없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갓 태어나 버려져 늑대들 사이에서 자란 후 로마를 설립했다는 로무룰스와 레무스 이야기는 전설일 뿐인 것이다.

2. 프레드릭2세의 언어 실험

실제로 호기심 많기로 유명했던 13세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레데릭 2세는 인간이 언어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지 궁금해했다. 그는 농부들의 갓 태어난 아이를 납치해 고립된 곳에서 벙어리 양부모들이 키우게 했다. 황제는 인간의 말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신()의 언어인 히브리어를 말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정상적인 언어 능력 자체를 가지지 못했다.

3. 놈 촘스키의 침팬지 언어 교육

그럼 거꾸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에게 언어를 가르쳐 준다면 어떨까? 1970년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어린 침팬지 한 마리를 인간같이 키우며 수화법을 가르쳐 보았다. 말은 유일하게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주장한 20세기 최고의 언어학자 놈 촘스키(Noam Chomsky)의 이름을 따 '님 침스키(Nim Chimpsky)'라고 불린 이 원숭이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님 침스키는 수화법을 통해 단순한 의미를 표현할 뿐 언어 구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문법적 의미 전달은 결국 해내지 못했다.

3. 언어의 소통 능력이 평화와 전쟁을 좌우한다.

대부분의 두뇌 과학자들은 인간 뇌의 회로망만 유일하게 언어를 배우고 구성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만이 서로 말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과학기술과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라는 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은 동시에 인간들 사이에 오해와 불안·불화의 씨앗이 될 수도 있기에 책임 있게 사용해야 하는 정말 위험한 도구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와 벌레와 바다의 생물은 다 사람이 길들일 수 있고 길들여 왔거니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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