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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홀리는 개념의 연상들 인간을 홀리는 개념의 연상들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다들 어린 시절 한 번쯤 불러 본 노래이다. 그런데 이 노래 속 논리대로라면 결국 ‘사과=백두산’이 된다. 어떻게 사과가 백두산과 같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일까? 답은 두뇌가 즐겨 사용하는 관념 간의 연합 또는 연상(association) 때문이다. 1. 파블로프의 연상에 대한 실험 러시아 과학자 이반 파블로프(Ivan Pavlov)는 20세기 초 개념 간의 연상에 대한 핵심적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개들은 음식을 보면 자연스럽게 침을 흘리지만, 보통 종소리엔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그림 조건화 전〉. 하지만 자주 음식과 종을 동시에 경험.. 2023. 9. 11.
분할 뇌 이론과 선택의 자유?, 정당화? 분할 뇌 이론과 선택의 자유?, 정당화?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의 그동안 선택에 대해 많은 후회를 한다고 한다. ‘왜 나는 조금 더 나 자신을 위해 살지 못했을까?’ ‘왜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을까?’ 그래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00가지’ 라는 책이 나온 건 아닐까? 1. 로저 스페리(Roger Sperry) 박사의 분할 뇌 이론 어쩌면 인생 자체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믿는다. 인간에겐 선호(選好)의 자유가 있고, 선택은 선호를 실천하는 거라고. 그런데 왜 우리는 자유롭게 선호하고 선택한 인생임에도 재벌도, 거지도, 대학교수도 죽기 전에는 대부분 후회하는 것일까?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로저 스페리(Roger Sp.. 2023. 9. 10.
꿈보다 해몽 꿈보다 해몽 고대 바벨론(바빌로니아) 갈대아 왕조의 느부갓네살(느부카드네자르) 왕은 꿈에 순금.은.놋.쇠.진훍으로 만들어진 신상을 보고 무슨 뜻인지 몰라 혼란에 빠졌다. 이때 유다인 포로 다니엘은 설득력 있는 해몽(解夢)을 통해 왕의 신뢰를 얻었다. 그런가 하면 19세기의 유기화학자 케쿨레는 자기 자신의 꼬리를 문 뱀을 꿈에서 보곤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벤젠 분자의 구조를 발견했다고 한다. 1. 수면은 왜 오는가? 우리는 인생의 거의 3분의 1을 잠을 자면서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왜 잠을 자는지 알지 못한다. 단순히 졸리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은 아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지만, 배고픔 자체는 근본적 원인이기보단 몸에 포도당 같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뿐이다. 비슷하게 몸에 무언가가 .. 2023. 9. 9.
AI의 개와 고양이 구별하기 AI의 개와 고양이 구별하기 최근 들어 AI가 크게 발달하면서 관련 산업 분야가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동시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지구 평화’ 또는 ‘인류 식량 문제 해결’ 혹은 터미네이터와 같은 인간 지배 등 불안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두뇌과학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글쎄요. 우선 개와 고양이 정도만 구별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라고 답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유치원생도 쉽게 할 수 있는 개와 고양이 구별이 연구의 목표라니? 그렇다. 인공지능의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뇌가 가진 상식적 ‘쉽다’와 ‘어렵다’의 개념을 새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1. 인공지능의 시작인 컴퓨터 제2차 세계 대전 중 튜링·주제·아타나소프·에이켄·폰.. 2023. 9. 7.